문화체육관광부 국립중앙박물관

산신과 호랑이

깊은 산과 골짜기를 배경으로 호랑이를 거느린 산신을 그렸다. 큰 눈과 음영으로 처리된 주름은 산을 호령하는 위엄 있는 신의 모습을 보여준다. 매서운 눈빛의 산신과 대조적으로 호랑이는 민화풍의 해학적인 모습으로 그려져 있다. 산을 다스리는 영물보다는 익살스러운 애완동물처럼 보인다.
이 그림은 한국 근대 불화계를 대표하는 화승 금호 약효錦湖若效가 단독으로 그린 산신도다. 약효는 그림을 그리는 승려가 후한 대접을 받는 것을 보고 불화에 입문했고, 18세기 경상도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한 화승 유성有成의 초본草本을 모방하여 수천 장에서 수만 장을 연습했다고 한다. 그 결과 화승이 된 지 10년이 채 되지 않아 여러 화승을 거느리고 불사佛事를 주도하는 위치에 서게 되었으며 불화를 그려 벌어들인 재화를 마곡사에 시주하기도 했다. 약효가 조성한 불화는 100여 점이 넘게 남아있으며, 현대까지 그의 화맥을 이어받은 제자들이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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