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 국립중앙박물관

[수어영상] 사유의 방
  • 등록일2023-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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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어영상] 사유의 방

[수어영상] 사유의 방



<자막>

이곳 ‘사유의 방’은 오직 국보 반가사유상 두 점만을 위한 특별한 전시실입니다. 이곳에는 보통의 박물관 전시와는 달리 어떠한 설명글도, 반가사유상과 관람객 여러분을 가로막는 유리 진열장도 없습니다. 전시실을 둘러싼 붉은 색의 벽은 숯, 계피, 편백나무 조각 같은 자연의 재료로 마감해서 전시를 보는 동안 은은한 향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살짝 기울어진 벽과 바닥을 지나 전시실 끝에 다다르면 은은한 조명 아래 고요히 머물고 있는 두 국보 반가사유상과 마주할 수 있습니다.

이 두 점의 상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문화재인 국보 ‘반가사유상’입니다. ‘반가사유상’이라는 이름은 두 상의 모습에서 따온 것인데요. 두 상의 모습을 한 번 자세히 볼까요?

두 상 모두 의자에 앉아 있는데, 오른쪽 다리를 들어서 왼쪽 다리 위에 얹어 두었습니다. 이런 모습을 ‘반가’ 자세라고 하는데요, 불교에서 수행할 때 쓰는 자세인 ‘가부좌’를 반만 하고 있는 자세를 말합니다. 두 눈을 지그시 내려뜨고, 오른손을 뺨에 살포시 대고 있는 모습도 눈에 들어옵니다. 이 모습은 바로 깊은 생각, ‘사유’에 잠긴 모습을 나타낸 것입니다. 즉, 반가사유상은 ‘반가’ 자세로 앉아 ‘사유’에 잠긴 모습을 하고 있는 상을 의미합니다.

두 반가사유상은 지금으로부터 약 천 사백년 전에 만들어 진 것입니다. 아주 오래 전에 만들어졌다고는 믿기 어려울 만큼 잘 보존된 모습입니다. 왼쪽에 보이는 상이 조금 더 오래된 것인데요, 원래는 도금을 해서 황금색으로 빛났었지만 오랜 세월에 도금이 많이 사라지고 신비로운 푸른색을 띠고 있습니다. 머리에는 화려한 관을 쓰고 몸에는 천의(하늘의 천인들이 입는 숄 같은 옷)를 걸친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오른쪽 상은 왼쪽 상보다 크기도 크고 도금이 비교적 잘 남아 있어서 황금색으로 보입니다. 머리에는 반원 세 개가 연결된 단순한 형태의 관을 쓰고, 몸에는 목걸이를 제외하고는 별다른 장식을 걸치지 않았습니다. 반면에, 다리 아래로 흘러내리고 있는 옷주름은 아주 역동적으로 조각되어서 대조를 이룹니다.

두 반가사유상은 천 사백년이 넘는 긴 시간 동안 어떤 생각을 이리도 골똘히 하고 있는 것일까요? ‘사유의 방’에서 만큼은 두 반가사유상의 고요한 생각의 시간을 떠올리면서 바쁜 일상을 잠시 내려놓고 천천히 여유를 찾는 시간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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