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 국립중앙박물관

신석기시대 낚시와 그물:윤지연

신석기시대가 시작되는 약 1만 년 전 무렵에는 지구의 기온이 상승하여 해수면이 높아지면서, 사람들이 바다 자원을 적극적으로 이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바다 자원의 이용은 신석기시대와 구석기시대를 구분하는 중요한 특징 중 하나입니다. 양양 오산리 유적, 창녕 비봉리 유적, 부산 동삼동 유적 등 한반도 각 지역의 바닷가에 위치한 신석기시대 유적에서는 신석기인들이 식량으로 이용했던 각종 어류와 바다 포유류의 뼈, 패류 껍데기가 발견됩니다. 또한 식량을 얻기 위해 사용했던 낚시와 작살, 그물추 등의 도구, 배와 노 등도 발견되어 당시에 어로 활동이 활발하게 이루어졌음을 알 수 있습니다.

  • 그물무늬 토기, 부산 동삼동 출토, 신석기시대, 길이 9.7cm, 신수22054

    그물무늬 토기, 부산 동삼동 출토,
    신석기시대, 길이 9.7cm, 신수22054

  • 이음낚시 축과 바늘, 부산 범방 출토, 신석기시대, 축 길이 7.1cm, 국립진주박물관

    이음낚시 축과 바늘,
    부산 범방 출토, 신석기시대,
    축 길이 7.1cm, 국립진주박물관
  • 뼈작살, 부산 동삼동 출토,  신석기시대, 길이 5.7cm,  신수22273

    뼈작살, 부산 동삼동 출토,
    신석기시대, 길이 5.7cm,
    신수22273
신석기인들의 먹거리

신석기시대 유적은 주로 강가나 바닷가에 위치합니다. 바닷가 유적에서는 당시 사람들이 먹고 버린 조개껍질들이 쌓인 조개무지를 확인할 수 있는데, 이곳에서 출토된 유물과 다양한 동물 뼈 등으로 당시 사람들이 무엇을 먹고 살았는지, 또 어떠한 방식으로 먹거리를 확보했는지 등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신석기시대 조개무지 유적에서는 조개, 굴 등의 패류 껍질과 참돔, 다랑어, 삼치, 대구, 방어, 복어 등 다양한 어류의 뼈, 강치, 물개, 바다사자, 고래와 같은 바다 포유류의 흔적 등이 확인됩니다.

지역과 어종

동해안과 서해안, 남해안 지역은 지리적 특성이 각각 다르기 때문에 어류의 분포도 다르게 나타납니다. 이런 차이는 신석기시대에도 크게 다르지 않았을 것으로 보입니다. 한반도 신석기시대 유적에서는 농어, 방어, 송어, 연어, 민어, 고등어, 다랑어, 대구, 가자미, 넙치, 참돔, 감성돔, 가오리, 상어, 복어 등 약 40여 종에 이르는 어류의 흔적이 확인되어, 당시 사람들이 다양한 어류를 먹었던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동해는 해안선이 단조롭고 수심이 깊으며 조수간만의 차가 크지 않은데다가 한류와 난류가 교차하는 환경이기 때문에 큰 어장이 형성되기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만조와 간조 때의 해안선 차이가 만드는 조간대(潮間帶)의 폭이 좁기 때문에 조개무지가 형성되지 않아, 물고기 뼈와 같은 직접적인 어로 활동의 증거를 확인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이음낚시 등 관련 유물을 통해 연어와 같이 해류를 타고 회유하는 어종을 포획 대상으로 삼았을 것이라고 추정할 수 있습니다. 반면에 서해는 해안선이 복잡하고 수심이 얕으며 섬이 많고 조수간만의 차가 큽니다. 서해안 지역에서는 조간대의 발달로 패류를 많이 이용했으나 어류의 비중은 높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데, 물고기 뼈 등 직접적인 증거가 적고 어로 도구도 잘 확인되지 않습니다. 남해는 해안선이 복잡하고 섬이 많아 다양한 환경이 형성되어 있는데, 이 때문에 다른 지역보다 많은 종류의 어류가 확인됩니다.

낚시

신석기인들은 바닷가에서 또는 배를 타고 바다에 나가 낚시나 그물 등을 사용하여 어로 활동을 했습니다. 당시 한반도를 비롯한 세계 각 지역에서는 카누 모양의 통나무배를 이용했는데, 동삼동 유적 출토 배모양 토제품, 반구대 바위그림, 창녕 비봉리 유적 출토 배 등에서 신석기시대 배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배모양 토제품, 부산 동삼동 출토, 신석기시대, 길이 12.3cm, 신수21906

배모양 토제품, 부산 동삼동 출토, 신석기시대, 길이 12.3cm, 신수21906

낚시는 어로 활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신석기시대부터 오늘날까지 사용되고 있는 어로 도구입니다. 신석기시대 낚시는 전체를 하나로 만든 단식낚시와 축과 바늘 두 부분을 이어서 만든 이음낚시로 구분됩니다. 단식낚시는 다시 형태에 따라 갈고리 모양과 역T자형 낚시로 나눌 수 있습니다. 단식낚시는 사슴뿔, 멧돼지 이빨 등으로 만들었고, 이음낚시는 돌로 축을 만들고 동물의 뼈나 뿔, 이빨 등으로 바늘을 만들었습니다. 갈고리 모양 단식낚시는 요즘 사용하는 낚싯바늘과 거의 같은 형태입니다. 역T자형 낚시는 가운데 홈을 판 ‘ㅡ’자 모양의 몸체가 특징적인데, 홈 부분에 줄을 맨 낚시 여러 개를 물속에 늘어뜨려 한꺼번에 여러 마리의 물고기를 낚는 용도로 사용했을 것이라 추정됩니다.

  • 이음낚시 축, 동해 망상동 출토, 신석기시대, 길이 13.1cm(왼쪽), 춘천22351 등

    이음낚시 축, 동해 망상동 출토, 신석기시대, 길이 13.1cm(왼쪽), 춘천22351 등

  •  이음낚시 바늘, 부산 동삼동 출토, 신석기시대, 길이 3.9cm(왼쪽),  신수21983·21991

    이음낚시 바늘, 부산 동삼동 출토,
    신석기시대, 길이 3.9cm(왼쪽),
    신수21983·21991
  •  역T자형 낚시, 부산 동삼동 출토, 길이 6.3cm(아래), 신수22271 등

    역T자형 낚시, 부산 동삼동 출토,
    길이 6.3cm(아래), 신수22271 등

한반도에서는 주로 동해안과 남해안 지역에서 이음낚시가 많이 확인됩니다. 이것은 두 지역이 낚시로 대형 어류를 잡기에 적합한 환경이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단식낚시는 동물의 뼈나 이빨로 만들었기 때문에 무거운 대형 물고기를 낚기에 적합하지 않고, 사용 중 파손될 경우 부분 수리가 불가능하여 전체를 새로 만들어야 하는 단점이 있습니다. 반면 이음낚시는 축과 바늘을 각각 돌과 뼈로 만들었기 때문에 단식낚시에 비해 무거운 무게를 견딜 수 있고, 바늘이 망가지면 그 부분만 다시 만들어 붙일 수 있기 때문에 유지 관리가 쉽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축과 바늘의 연결 부분을 보면 끈으로 묶어 단단히 고정하도록 만든 홈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물

신석기시대 그물은 식물의 속껍질 같은 유기물로 만들었기 때문에 보존이 쉽지 않아 현재 실물이 남아 있지는 않습니다. 다만 끝에 매달아 그물을 물속으로 가라앉히는 역할을 했던 추가 다량 확인되어 그 존재를 추정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부산 동삼동 유적에서 표면에 그물무늬가 찍힌 토기편이 발견되어 신석기시대에 그물을 사용했다는 사실이 분명하게 확인되었습니다. 토기에 남은 그물무늬를 분석한 결과, 칡덩굴이나 닥나무 속껍질, 마 등으로 그물을 만들었을 것이라고 추정됩니다.

 그물무늬 토기 세부, 부산 동삼동 출토, 신석기시대, 신수22054

그물무늬 토기 세부, 부산 동삼동 출토, 신석기시대, 신수22054

동해안과 남해안 지역의 초기 신석기시대 유적에서는 이음낚시가 많이 출토되었지만 그물추는 적은 수만 확인됩니다. 신석기시대 후기로 가면서 점차 이음낚시가 줄어들고 상대적으로 그물추가 많아지는데, 이는 어로 방식이 낚시에서 그물 위주로 변화해 갔음을 보여 줍니다. 서해안 지역에서는 중서부를 중심으로 많은 수의 그물추가 확인되고 낚시 도구는 상대적으로 적게 출토됩니다. 이로써 서해안 지역에서는 초기부터 그물을 이용한 어로 활동이 활발하게 이루어졌음을 추정할 수 있습니다.

 그물과 그물추 사용 모습

그물과 그물추 사용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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