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 국립중앙박물관

지난전시 테마전
정병과 관음신앙
  • 전시명

    정병과 관음신앙

  • 전시장소

    상설전시관 3층 백자실

  • 전시기간

    2009-06-23~2009-10-11

  • 담당부서

    미술부 채해정

    (02-2077-9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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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 미술관 테마전
“정병과 관음신앙” 개최



ㅇ전시명 : 정병과 관음신앙
ㅇ전시기간 : 2009년 6월 23일(화) - 2009년 10월 11일(일)
ㅇ전시장소 : 3층 미술관Ⅱ 백자실


국립중앙박물관(관장 최광식)은 2009년 6월 23일부터 2009년 10월 11일까지 미술관Ⅱ 백자실에서 테마전 “정병과 관음신앙”을 개최한다. 이 전시는 불교 의식구이자 일상 생활용품인 정병淨甁을 깊이 있게 조명하여 정병이 가진 공예적인 특징과 종교적인 성격을 규명하기 위해 기획되었다. 특히 이번 전시는 국립중앙박물관이 고려시대 금속기와 도자기 정병을 한자리에서 보여주는 첫 번째 전시라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고려시대 금속공예품을 대표하는 <물가풍경 무늬 정병>(국보 92호) 이외에 <청자 물가풍경 무늬 정병>(보물 344호) 등 10여 점의 정병이 공개되는 이번 전시는 같은 시대에 제작된 같은 기형器形의 공예품이 재질에 따라 어떻게 다르게 표현되는지 비교해 볼 수 있는 매우 좋은 기회이다. 또한 정병이 어떤 과정을 거쳐 관음신앙에 수용되었는지 알 수 있는 삼국시대 <관음보살>(국보 127호)과 금으로 만든 2.6센티미터 크기의 고려시대 보살상도 함께 전시된다. 특히 다양한 장식 무늬를 확대한 그래픽 자료는 그동안 작품이 작아서 혹은 무늬가 뚜렷하지 않아서 잘 볼 수 없었던 공예품의 섬세한 아름다움을 재발견하는 시각적 즐거움을 제공할 것이다.

정병은 부처나 보살에게 바치는 맑은 물을 담는 물병의 하나이지만, 일반적인 물병과 달리 물을 담는 주구注口와 물을 따르는 첨대尖臺로 이루어진 독특한 형태를 하고 있다. 중국 북송의 서긍徐兢이 1123년 고려를 방문한 후 저술한 『선화봉사고려도경宣和奉使高麗圖經』에는 이러한 형태의 물병이 ‘정병’이라고 기록되어 있다. 원래 인도에서 정병은 수행생활을 하는 승려가 마실 물을 담던 수행도구의 하나였다. 5세기 초 관음보살이 버드나무가지와 맑은 물을 중생에게 받은 후, 그들의 병을 치료해 주었다는 내용이 실린 『청관세음경請觀世音經』이 중국에 알려지면서, 정병은 승려의 생활용기에서 불교의 의식구儀式具로 그 의미와 기능이 확장된다. 이후로 관음보살상 중에는 정병과 버드나무가지를 들고 있는 양류관음보살상도 나타나게 된다.

우리나라의 정병은 주로 고려시대에 제작된 것으로, 금속기뿐 아니라 도자기로도 많이 만들어졌다. 대부분의 금속제 정병에는 문양이 없지만, 문양이 표현된 경우에는 입사入絲기법을 이용해 물가의 풍경을 묘사한 ‘포류수금문蒲柳水禽文’이 나타난다. 포류수금문은 버드나무가지가 늘어진 물가에서 헤엄치는 새들과 배를 탄 사람 등을 묘사한 서정적인 문양이다. 이 문양은 금속제 정병과 향완은 물론 청자 정병과 대접에도 보여 고려시대에 매우 유행한 문양이었음을 알 수 있다. 『고려도경』을 보면 귀족과 관리들, 사찰과 도관道觀, 민가에서 물을 담을 때 모두 정병을 사용했다고 한다. 인도에서는 승려의 생활용기였던 정병이 고려에서는 모든 계층에서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물병이 된 것이다. 이는 정병의 성격이 불교공예품이면서 또한 생활용품으로도 이용되었음을 의미한다.

한편 이번 전시를 위해 전시품 분석을 실시한 결과, <물가풍경 무늬 정병>(국보 92호)의 주구 뚜껑과 병목 윗부분을 덮은 은제 장식에는 금도금을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함께 전시되는 신안에서 발굴된 정병은 그동안 은제로 알려졌는데, 분석 결과 은이 아니라 주석과 납의 합금임을 알게 되었다. 보존과학팀의 도움으로 밝혀진 이러한 결과는 이번 전시에서 얻은 커다란 성과로, 앞으로 금속공예를 연구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