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 국립중앙박물관

지난전시 테마전
고고관 테마전[고구려 무덤벽화 속의 인물]
  • 전시명

    고고관 테마전[고구려 무덤벽화 속의 인물]

  • 전시장소

    상설전시관 1층 고구려실

  • 전시기간

    2009-02-24~2009-09-27

  • 담당부서

    고고부 장은정

    (02-2077-94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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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고관 고구려실 
고구려 무덤벽화 속의 인물



 ㅇ전시명 : 고구려 무덤벽화 속의 인물
 ㅇ전시기간 : 2009.2.24~2009.9.27
 ㅇ전시장소 : 국립중앙박물관 고고관 고구려실

 
고구려인의 모습을 떠올리기란 그다지 어렵지 않다. 갑옷과 투구로 무장한 채 긴 대열을 이루며 행진하는 이들, 점무늬 옷을 입고 팔을 뒤로 내저으며 춤추는 사람들, 새 깃을 꽂은 모자를 쓴 채 달리는 말 위에서 활시위를 당기는 모습, 시중드는 사람들을 곁에 두고 반듯이 앉아 앞을 바라보고 있는 무덤 주인 등 그들은 이미 매우 구체적 이미지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이는, 고구려인 스스로 벽화 안에 옮겨 담은 자신들 삶의 다양한 장면을 통해 우리에게 전해진 모습들이다. 그런데, 무덤 벽화에 등장하는 인물은 고구려 문화의 두 중심지였던 평양과 지안(集安)을 중심으로 서로 다른 지역색을 드러낸다.  

평양일대 초기 무덤 벽화 속의 인물들은 맞섶이나 오른섶에 소매와 통이 넓은 중국계 옷차림을 하고 있다. 안악 3호분(357년)의 여주인과 시녀들의 얼굴이 그러하듯 생김새 역시 전반적으로 둥글고 볼과 턱이 풍만하다. 그러나 덕흥리 고분(408년)에 이르면 갸름한 얼굴형에 주름치마를 입은 시녀들이 등장한다. 그리고 이러한 모습은 쌍영총이나 수산리 고분 벽화 속에서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며 행렬하는 고구려 여인으로 완성되어 갔다.

반면, 지안[集安〕지역의 초기 벽화에서는 사람들 대부분이 점무늬가 있는 왼섶 옷차림에 남녀 모두 저고리와 바지를 입고 있다. 옷여밈을 왼쪽으로 두는 관습은 이른바 기마문화(騎馬文化)에 익숙한 사회에서 확인되는 북방 문화적 요소이다.

그러나, 이 지역 인물들의 차림새가 이처럼 같은 시기 평양지역과 달라도 생김새만은 군살없이 깔끔한 얼굴선의 전형적 고구려인으로 표현되고 있다. 무덤 주인 부부의 표현에서도 두 지역은 차이를 보인다. 즉, 평양 지역 벽화에서는 정면을 바라보며 신상(神像)과 같이 근엄하게 앉아 있는 모습으로 이들이 표현된다면, 지안[集安〕지역의 무덤주인 부부는 일상생활 속에서 차를 마시고 담소를 나누는 편안한 모습을 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고구려 무덤벽화 모사도 120여점 중 1912년-1914년 사이에 모사된 감신총과 쌍영총의 인물 그림이 소개된다. 평양지역 초기 고구려 문화의 성격을 보여 주는 감신총의 무덤 주인과 그를 둘러싼 여러 인물들의 단아한 모습, 고구려의 두 지역 문화가 통합되어 가는 시기 무덤인 쌍영총의 무덤 주인부부 모습, 공양행렬 장면 등이 공개된다.

또한, 동아시아에서 힘의 상징으로 여겨져 벽화 속의 씨름과 수박희(手搏戱) 장면 등에 자주 등장하는 서역계 인물을 쌍영총의 앞방 입구를 지키는 역사(力士)로서 만나볼 수 있다. 고구려 무덤벽화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지 100년 가까이의 세월이 흐르면서 심각한 훼손과 퇴색이 진행되고 있는 오늘날, 벽화의 ‘또다른 과거’가 생생히 담겨 있는 모사도를 통해 고구려 사회로 향한 시간 여행을 떠나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