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 국립중앙박물관

2019년 상반기 국립중앙박물관 신규 기증품
  • 등록일2019-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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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담당부서 유물관리부

“박물관에 선물이 도착했어요”

2019년 상반기 국립중앙박물관 신규 기증품

  국립중앙박물관(관장 배기동)은 2019년 상반기 5명의 개인 소장가로부터 소중한 6건 19점을 기증받았다. 이 기증품들은 17세기 조선의 중심 가문의 부장품인 <백자 청화 묘지墓誌>, 18세기 영조英祖(재위, 1724-1776년)대 탕평정치를 대표하는 명신名臣 송인명宋寅明(1689-1746년, 호 장밀헌藏密軒)의 문집인 <장밀헌집藏密軒集>, 20세기 북한 화가 선우영鮮于英(1946-2009년)이 그린 <금강산 묘길상도妙吉祥圖>에 이르기까지 다채롭다.

 38년 만에 다시 만난 조선시대 한 인물의 묘지墓誌와 명기
  전주유씨全州柳氏 춘호공파春湖公派 유양석(92)은 전평군全平君 유심柳淰(1608-1667년)의 <백자 청화 묘지> 5점(1686년작)을 기증했다. 묘지墓誌는 죽은 사람의 이름과 삶의 이야기를 돌이나 도자로 만든 판에 새기거나 적어서 무덤 주변에 묻어두는 것이다. 이번에 기증된 유심의 묘지는 백자로 만든 네모 판에 그의 가계家系, 생애, 관직 이력, 자손, 성품에 관한 내용을 청화안료로 적은 것으로, 1981년 이장된 전주유씨 5대봉군封君의 옛 묘역에 2018년 비가 많이 온 후 발견되었다.
  이와 별도로 1981년 전주유씨 5대봉군묘를 이장할 때, 유심의 묘와, 그의 증조부 춘호春湖 유영경柳永慶(1550-1608년, 광해군 때 영의정), 조부 유열柳悅, 부친 유정량柳廷亮(1591-1663년)까지 4대代 묘에서 수습된 명기明器 등 93점이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된 바 있다. 따라서 이번 기증으로 유심의 묘지와 명기가 한자리에 모이게 되었고, 조선 중기 최고 명문가의 장례 풍속과 문화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매우 크다. 

  유심은 선조宣祖(재위 1567-1608년)와 인빈仁嬪 김씨金氏(1555-1613년) 사이에서 태어난 정휘옹주貞徽翁主(1593-1653년)와 혼인한 부마駙馬 전창군全昌君 유정량의 장남이다. 따라서 유심은 선조 임금의 외손자이자 인조仁祖(재위 1623-1649년, 인빈 김씨의 아들인 정원군定遠君의 장남)와는 내외사촌 관계가 된다. 유심은 1613년(광해군 5년) 계축옥사로 유배 간 부친을 따라 호남에 있다가 1623년 인조반정으로 풀려나 과거에 급제하여 관직생활을 하여 도승지를 역임했다. 그의 묘지에는 공식적인 역사 기록에서는 알 수 없는 유심의 개인적인 면모가 담겨있다. 그가 효성이 지극한 효자였음을 “부모가 병들자 손가락을 깨물어 피를 냈고 상을 당해서는 예를 다했다”는 대목으로 전하고 있다.


영조의 탕평정치를 주도한 송인명의 미간행 문집

  영조 즉위 과정에서 혁혁한 공을 세워 신임이 두터웠던 송인명宋寅明의 미간행 문집 <장밀헌집藏密軒集> 6책 1질秩을 그의 9대손 송재원(40)이 기증하였다. 송인명은 소론을 대표하며, 영조대 탕평 정책을 입안하고 주도한 관료이나 그동안 문집이 알려지지 않아 그에 대한 연구가 미진했다. 이번 기증으로 영조대 탕평정치 연구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장밀헌집>은 특히 상소문上疏文과 간이 상소문인 차자箚子의 비중이 매우 높아서 송인명의 정치적 견해를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역사자료이다. 이 문집은 1790년 후손들이 그의 저작을 모아 정성스럽게 한자 한자 써서 문집으로서 체재를 갖춘 상태로 인쇄가 이루어지기 전 단계를 보여준다. 조선시대 문집 간행 과정을 알려준다는 데에도 의미가 있다.
 
미술사학자와 외교학자 부부의 특별한 기증
  조선시대 의궤 연구에 큰 성과를 이룬 미술사학자 이성미(80)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가 부친으로부터 물려받은 <오륜행실도五倫行實圖> 5책을 기증했다. 1797년(정조 21년)에 간행한 이 <오륜행실도>는 조선시대 유교윤리 강화 및 한글 활용을 보여주는 전적으로 국내외 전시에서 활용도 높다. 첫 번째 권에는 국립중앙박물관장을 역임한 김원룡金元龍(1922-1993년) 서울대학교 명예교수가 이 <오륜행실도>의 의의에 대해 쓴 제발문題跋文이 있어 눈길을 끈다.
  이성미 교수의 부군인 고려대학교 명예교수이자 외무부 장관, 주미대사를 지낸 한승주(79) 아산정책연구원 이사장은 세계적으로 알려진 북한 화가 선우영鮮于英(1946-2009년)이 2000년에 그린 <금강산 묘길상> 1점을 기증했다. 이 그림은 한승주 이사장이 2006년 10월 윤이상음악제에 참관차 평양을 방문했을 때 천리마 제작소에서 선우영 작가로부터 구입하였다. 선우영은 북한 최고등급인 인민예술가 칭호를 받았으며, 2002년 2월 미국 전시에 이어 5월 서울남북평화미술축전에도 출품했다. 이 그림은 선우영 특유의 세화기법과 진한 채색으로 금강산 만폭동에 있는 고려시대 마애불 묘길상妙吉祥과 주변 풍경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것으로 평가되며 특히 국립중앙박물관에 입수된 첫 번째 북한미술품이다.  

근대 주요 화가의 미술품 기증
  박영호(64)는 근대기 활동한 서화가인 이도영李道榮(1884-1933년)이 중국 북송北宋의 유명한 서화가이자 괴이한 돌을 좋아한 미불米芾(1051-1107년)이 바위에 절을 하는 모습을 그린 <미불백석도米芾拜石圖> 1점과 이상범李象範(1897-1972년), 노수현盧壽鉉(1899-1978년), 지성채池盛彩(1899-1980년) 등이 함께 그린 <합벽合壁 화조도花鳥圖> 1점을 기증하였다. 이 그림 2점은 2018년 11월 작고한 박영호의 모친이 1970년대에 구입한 것으로 그는 모친의 문화를 사랑하는 마음이 오랫동안 기억되고 전달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두 작품을 기증하였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이 소중한 기증품들을 영구히 보존하고 전시와 연구에 활용하며, 특히 기증자들의 높고 소중한 문화 사랑 정신을 받들고 전하는데 더욱 노력을 할 것이다.

[붙임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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