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 국립중앙박물관

구로오리베 다완

구로오리베 다완은 현재 일본 기후현(岐阜縣) 일대에 위치했던 요지에서 생산했던 미노야키(美濃焼) 도자기의 한 종류로, 검은 유약을 일부러 바르지 않은 흰 부분을 만들고 그곳에 다양한 무늬를 그려 넣은 찻잔입니다. 잔의 형태를 왜곡시켜 대담하게 변형한 것이 특징입니다.
구로오리베는 가마에서 다 구웠을 때 가마 밖으로 끌어내 급속하게 냉각시켜 철유鐵釉를 칠흑 같은 검은색으로 발색시킵니다. 이때 무늬를 그려 넣지 않고 형태만 왜곡시킨다면 ‘오리베구로(織部黒)’가 되고, 흰색 유약을 노출시켜 무늬를 그려 넣으면 ‘구로오리베(黒織部)’가 됩니다.
16세기 후반이 되면 다도에서 중국에서 수입된 찻잔(덴모쿠)을 대신해 조선에서 유입된 고려 다완이 애호되었고, 뒤를 이어 일본 국내에서 직접 생산한 찻잔이 인기를 얻기 시작합니다. 센노 리큐(千利休, 1522-1591)는 와비차(詫茶)의 미의식에 어울리는 고려 다완을 선택해 사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신의 미의식을 표현한 찻잔을 직접 만들어냈습니다. 그것이 라쿠 다완(樂茶碗)입니다. 구로오리베 다완은 이러한 일본 다도의 발전 과정 속에서 17세기 에도 시대 때 인기를 얻었던 일본 국내에서 생산된 대표적인 찻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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