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를 비스듬하게 모를 죽여 만든 녹정盝頂형태의 뚜껑을 가지고 있는 금제 상자입니다. 상자 전체에 선각線刻과 타출打出 기법으로 무늬를 빼곡하게 새겨 넣은 것이 이 상자의 특징입니다. 바탕에 어자무늬(魚子文)를 빼곡하게 넣어 주 무늬가 더 돋보이도록 하였습니다. 뚜껑 상판에 꽃과 가릉빈가무늬가 있고 그 중앙에 십자형 꽃무늬와 네 측면의 사각 테두리에 꽃무늬를 배치하였습니다. 측면 꽃무늬의 테두리에는 ‘태평청길太平淸吉’이란 글씨를 각각 새겨 넣었습니다. 대각선의 네 방향에도 피리를 부는 가릉빈가와 모퉁이에 꽃무늬가 있습니다. 모든 형상은 타출기법으로 돌출되게 하고 그 사이를 선각으로 보상화무늬를 새겨 넣었습니다. 또한, 뚜껑의 경사면에는 구름무늬를 측면에는 마름모무늬를 선각하였습니다. 몸통의 각 측판에는 천의를 날리며 춤추는 두 명의 인물과 인물 사이에 흩날리는 꽃들이 표현되아 원금감을 강조하고 화려하고 아름다음을 배가시키는 효과가 있습니다.
안쪽의 바닥판에는 여섯 줄로 나누어 새긴 ‘太平五年又進奉文忠 王府祭器武定軍節 度使兼管諸軍檢 事臣張儉䓁合貢 金百兩吉匠造成 又合拜揖供進’이란 명문이 있습니다. 이 명문은 태평太平 5년(1025)에 문충왕부文忠王府의 제기로 쓰고자 장검張儉 등이 황금 100兩을 들여 이 상자를 만들었음을 알려줍니다. 장검(?~1053)은 태평5년에 무정군절도사가 되고 태평6년에 남원추밀원사가 된 고위관료입니다. 또한 이 상자는 중국 당나라에서 사리장엄구로 쓴 방형녹정합方形盝頂盒과 닮았지만, 명문을 통해 제기로 사용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금상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