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 국립중앙박물관

[듣고보는 국립중앙박물관 소장품] 평안감사향연도
  • 등록일2022-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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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고보는 국립중앙박물관 소장품] 평안감사향연도 수어영상

 [듣고보는 국립중앙박물관 소장품] 평안감사향연도



<자막>

국립중앙박물관에는 새로 부임해 온 평안감사를 환영하는 잔치를 그린 그림이 있습니다. 평양을 대표하는 장소인 연광정, 부벽루 그리고 대동강에서 열린 잔치를 그린 것인데요, 이렇게 행사를 기념하기 위해 그려진 그림을 기록화라고 합니다. 기록화는 특정 시간동안 진행된 행사의 내용을 하나의 화면으로 압축하여 담아낸 그림입니다. 이 작품에서도 잔치의 준비 과정, 기생들의 공연 등 시간의 순서가 다르지만 한 화면에 묘사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잔치를 보러 모인 사람들, 저잣거리의 사람들 등 평양성 백성들의 다양한 모습이 사실적으로 그려져 있어서 풍속화적인 성격을 보여줍니다. 이 작품이 특별한 이유는 관찰사를 환영하는 잔치라는 주제 속에 조선 후기 백성들의 삶과 풍류를 풍부하게 담아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첫 번째 작품 <연광정연회도>는 대동문 오른편에 위치한 누각인 연광정에서 진행된 잔치를 그린 그림입니다. 연광정에 오르면 대동강 너머 숲길과 북성 쪽 능라도부터 평양성 내의 전경이 시원하게 보여 ‘최고의 전망대’였고 관서지방의 명소 중 하나로 꼽힐 정도로 유명했습니다. 처음으로 연광정에 오른 신임 평안감사의 심정은 어땠을까요? ‘이곳 백성들을 잘 다스려야겠구나’ 라고 다짐했을 것 같습니다. 이 그림은 유일하게 저잣거리의 모습이 나타납니다. 물을 길어 나르는 물장수들, 아낙네들, 봇짐을 진 나그네, 서당에 가는 도령들, 삼삼오오 모인 선비들부터 소와 말을 끌고가는 사람들까지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두 번째 작품 <부벽루연회도>는 평양 북성의 모란봉 기슭에 있는 누각, 부벽루에서 열린 잔치를 그렸습니다. 부벽루는 진주의 촉석루, 밀양의 영남루와 함께 조선의 3대 누각으로 불릴 정도로 경치가 아름다운 곳입니다. 이곳에서 열린 잔치는 가장 성대한 규모로 진행됐습니다. 다섯 가지 춤을 추고 있는 평양 교방 기생들의 모습이 화려하고 아름답습니다. 많은 구경꾼들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막고 있는 사령들의 모습도 흥미롭습니다. 이 그림에서 재미있는 점은 술에 취하고, 다툼을 하고, 잔치를 보려고 나무를 탄 아이들부터 구경하는 선비들 사이에서 엿을 파는 아이들까지 각양각색으로 잔치를 구경하는 사람들이 생생하게 그려진 것입니다.

 

세 번째 작품 <월야선유도>는 평안감사가 배를 타고 행차하는 모습을 그렸습니다. 군사들이 엄호하는 가운데 정자선을 탄 평안감사를 중심으로 사방에 불빛이 가득합니다. 성벽과 강변의 사람들이 든 횃불, 대동강 위에 띄워진 관솔불, 배에 달린 등롱 등 다양한 불빛이 어두운 대동강을 환하게 밝혀주고 있습니다. 낮에는 밭에서 강에서 생업에 종사해야 했던 사람들도 밤에는 가족들과 함께 강변에 나와 평안감사를 환영하고 있습니다. 신분의 높고 낮음에 상관없이 모두가 화합하여 잔치를 즐기는 장면은 임금의 덕을 평안감사가 대신하여 백성들에게 베풀고, 그 즐거움을 함께 나눈다는 의미를 전달합니다.

 

평안감사의 궁극적인 임무는 평안도 백성들을 잘 다스려 임금의 치세에 태평성대의 사회상을 이루어내는 것입니다. 이러한 의미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바로 이 작품 <평안감사향연도>입니다. 화가의 시선을 따라 세밀하게 묘사한 잔치 장면과 사람들 속에 조선 후기 평양과 백성들에 대한 풍부한 이야기가 담겨 있어 그 의미가 깊다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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