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바키 진잔은 19세기 전반 도쿄를 중심으로 활동한 문인화가입니다. 온화하면서도 의로운 성격으로 스승인 와타나베 가잔(渡邊華山, 1793~1841)의 깊은 신임을 받았습니다. 진잔은 화조도를 잘 그렸으며, 사실성과 장식성이 조화로운 그림으로 화단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이 작품은 스승이었던 와타나베 가잔의 《화금도花禽圖》를 모사한 것을 화첩으로 엮은 것으로, 총 9면의 그림과 와타나베 가잔의 화론을 필사한 발문이 있는 마지막 면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림은 화면 오른쪽 또는 왼쪽에 적힌 시문詩文과 관련된 내용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 여덟 번째에 해당하는 이 장면은 북송北宋 시인 매요신梅堯臣(1002~1060)의 시 <한초寒草>를 나타낸 것으로, 바위 앞에서 추운 겨울을 나는 어치와 마른 풀이 갈필로 묘사되어 있습니다. 시의 내용처럼 새의 표정에는 봄에 대한 기대감과 희망이 담겨 있는 듯합니다. 현재 와타나베 가잔의 《화금도花禽圖》에는 이 장면이 소실되어 있어, 가잔의 그림을 이해하는 데도 중요합니다.
꽃과 동물: 어치와 바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