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카이도의 53개 이야기(東海道五十三對)』는 도쿄와 교토를 포함하여 두 도시를 잇는 도로 도카이도(東海道) 의 53개 역참을 담은 총 55개의 장면으로 구성된 판화집입니다. 에도 시대 막부의 거점인 도쿄와 궁정이 자리한 교토를 잇는 도카이도는 다양한 계층의 수많은 사람들이 북적였으며, 우키요에(浮世繪)의 좋은 소재가 되었습니다. 『도카이도의 53개 이야기』에는 도카이도의 각 역참이 위치한 지역에 얽힌 전설이나 사적, 고사故事, 유명한 사건, 명물 등을 그리고, 화면 위에 그림에 대한 설명을 적었습니다. 똑같이 역참을 소재로 한 우타가와 히로시게(歌川廣重, 1797~1858)의 『도카이도의 53개 역참(東海道五十三次)』 이 풍경을 중심으로 다룬 것과는 달리, 『도카이도의 53개 이야기』는 인물이나 고사에 초점을 맞춰 제작한 것이 특징입니다. 19세기 우키요에 판화가로 가장 인기 있었던 우타가와파(歌川派)의 대표적인 세 인물 우타가와 구니사다(歌川國貞, 1786~1865), 우타가와 히로시게, 우타가와 구니요시(歌川國芳,1798~1861)가 공동 제작했습니다.
후쿠로이는 도카이도의 27번째 역참으로, 오늘날의 시즈오카현(靜岡縣)에 위치해 있습니다. 이 장면은 후쿠로이 지역의 사쿠라가이케(櫻ヶ池)라는 연못의 불교적 유래에 관한 이야기를 묘사하고 있습니다. 전설에 따르면, 정토종淨土宗을 개창한 호넨(法然, 1133~1212)의 꿈에 사쿠라가이케에 사는 용녀龍女가 나타나, 자신의 몸에 수많은 벌레가 들끓어 괴로움을 겪고 있다고 눈물로 호소했습니다. 호넨이 이 연못으로 찾아가자 물속에서 용녀가 나타났고, 그가 염불을 외우자 용녀의 병이 나았다. 용녀는 기뻐하며 미륵 세상을 기다리겠다고 말하고 다시 물속으로 사라졌습니다. 이 그림에는 호넨의 꿈에 나타난 용녀가 긴 머리의 여인으로 묘사되어 있는데, 여인의 옷에 새겨진 비늘 무늬는 그가 용의 화신임을 나타냅니다.
도카이도의 53개 이야기 | 후쿠로이: 사쿠라가이케의 유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