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사람의 죄를 심판하는 열 명의 왕인 시왕 중 9번째 왕인 도시왕 그림이다. 죄인이 죽은 지 일 년이 되면 9번째 왕인 도시왕에게 심판을 받는다. 도시왕은 아직 윤회할 곳이 정해지지 않은 죄인들의 죄를 적어서 10번째 왕인 오도전륜왕에게 보낸다.
그림의 가운데에는 왕이 탁자를 앞에 두고 등받이가 있는 의자에 앉아 있는 모습을 크게 배치하고, 좌우에는 재판을 보좌하는 판관들과 여러 하급관리, 저승사자 등을 그렸다. 그림 아랫부분에는 심판과 형벌 장면을 그렸다. 판관들이 죄인들의 죄가 적힌 두루마리를 저울에 달아 죄의 무게를 가늠하는 모습과 죄인을 차가운 얼음산에 가두는 한빙지옥 장면을 그렸다.
이 그림에는 조성한 시기와 지역을 기록하지 않아서 정확한 정보를 알 수 없다. 그러나 왕이 앉은 의자의 등받이 윗부분이 둥글고 양쪽에 용머리 장식이 달려 있는 표현과, 구름 모양으로 화면을 나누고 각 장면을 배치한 기법, 지옥 장면의 구성 등이 18세기에 경상도 지역에서 많이 그려진 시왕도와 유사하다. 또한 배경이 생략되고 차분한 색조를 띠는 점에서 18세기 초~중반에 그려진 것으로 생각된다.
지옥을 다스리는 열 명의 왕(제9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