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사람의 죄를 심판하는 열 명의 왕인 시왕 그림이다. 이 시왕도 세 점은 오른쪽부터 5번째 왕인 염라왕, 8번째 왕인 평등왕과 10번째 왕인 오도전륜왕을 그렸다. 본래 10점이었을 것이나 현재 9점만이 한국, 미국 등 여러 곳에 나뉘어 전한다.
시왕도는 엄격한 심판과 무서운 형벌 장면으로 가득하다. 이 그림을 본 사람들이 죄를 짓지 않도록 하며, 이미 죽은 사람의 가족들에게는 벌을 받지 않게 기도하도록 권고하는 역할을 하였을 것이다.
염라왕 앞에서는 옥졸이 망자의 머리채를 잡고 생전에 살생한 죄업을 보여 주며, 평등왕의 앞에는 큰 저울이 있어 죄의 무게를 저울에 달듯 정확하게 심판함을 암시한다. 마지막 왕인 오도전륜왕은 ‘다섯 길 윤회의 수레바퀴를 돌린다’는 이름의 의미처럼 죽은 사람들을 승려, 남자, 여자, 축생 등 윤회의 길로 다시 보내고 있다.
이 시왕도는 중국 남송의 닝보 지역에서 제작된 시왕도의 전형적인 구성을 따르고 있으나, 배경을 생략한 공간 구성과 온화한 색채는 중국의 시왕도와 다르며 특히 금니선과 금니 문양에서는 고려불화의 특징이 엿보여 주목되는 불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