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마른 가지 위의 까치
휘어진 나뭇가지에 까치와 때까치가 한 쌍씩 앉아 있는 이 그림은 17세기 수묵 화조화로 이름 높은 창강滄江 조속의 작품이다. 까치는 한국인에게 친숙한 텃새로, 기쁨을 전해주는 새라는 의미에서 희작喜鵲이라고도 불린다. 부리를 문질러 깃털을 고르는 까치의 동작에서 화가의 섬세한 관찰력이 돋보인다. 붓을 눕혀 그린 수많은 삼각형 모양의 잎사귀는 그림에 활력을 더해준다. 조속은 명나라 화가 임량林良(1424-1500 이후)의 화풍을 소화하여 속도감 있는 수묵 필선을 즐겨 사용했다. 조속의 잘 정돈된 구도와 서정적인 분위기는 17세기 조선 화조화의 모범이 되었으며, 후대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