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새와 벌레
작은 화면에 가는 붓으로 각종 새와 벌레, 식물을 그렸다. 제비와 잠자리, 참개구리와 물총새, 때까치와 패랭이 꽃, 병아리와 물오리나무가 함께 등장하는데, 공간감이 없는 평면 위에 다소 경직된 모습으로 나열되어 있다. 전통적인 화조화의 상징성이나 시적 정서보다 동식물의 생태를 관찰하는 박물학적 시각을 반영한다. 19세기 무렵부터 서양 백과사전의 영향을 받아 일본에서 출간된 동식물 도감이 조선에 유입되었고, 물고기 그림의 장한종張漢宗(1768-1815 이후), 나비 그림의 남계우南啓宇(1811-1890)처럼 대상을 치밀하게 관찰하고 객관적 사실성을 중시하는 화가들이 등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