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어
맑은 물속을 유유히 헤엄치는 다섯 마리 잉어의 모습을 담백하게 그린 작품이다. 크기가 다른 여러 잉어를 겹쳐 배치하고, 옅은 채색과 수묵의 농담을 활용해 입체감을 효과적으로 표현했다. 섬세하고 정교하게 그려진 수초는 물속의 깊이를 한층 선명하게 드러낸다. 잉어는 예로부터 복을 기원하고 재앙을 막아주는 길상吉祥의 상징으로 여겨져 왔다. 이 그림처럼 잉어가 자유롭게 헤엄치는 모습은 무위자연無爲自然의 즐거움을 의미하기도 한다. 조석진은 안중식과 함께 한국 근대 서화계를 이끈 인물로, 1912년에 설립된 서화미술회書畫美術會에서 후진을 양성하며 서화 교육에 힘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