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과 나무, 새, 물고기, 동물 등 다양한 소재의 그림을 함께 묶은 10폭 병풍이다. 나무와 바위는 거친 필치로 그린 반면, 모란, 장미, 수선화와 같은 꽃은 섬세하게 윤곽선을 그리고 채색했다. 맑고 옅은 채색을 바탕으로 한 푸른 색감이 전체적으로 돋보인다. 거침없는 붓질과 감각적인 채색으로 다양한 소재의 생명력을 잘 표현했던 장승업 화풍이 잘 드러난 작품이다. 제10폭에 “오원 장승업이 원나라 화가의 법을 따랐다(吾園張承業仿元人法).”라는 글이 있지만 원대 문인화보다는 동시대 중국 해상화파海上畫派의 영향이 엿보인다. 장승업의 화풍은 생전에 그를 따랐던 안중식安中植(1860-1919)과 조석진趙錫晋(1853-1920) 등 20세기 초 서화가에게 계승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