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시대에는 손으로 직접 경전을 베끼는 신앙 활동인 사경寫經이 크게 유행하였다. 큰 공덕功德을 얻고자 하는 마음으로 사경은 점점 더 세밀하고 화려하게 발달하였고, 고려후기에 들어 황금기를 맞았다.
보통 사경의 첫머리에는 경전의 핵심 내용을 뽑아 한 장면으로 표현한 그림인 변상도變相圖를 넣는다. 이 변상도는 화엄경華嚴經의 「십회향품十廻向品」을 그린 것이다. 화면 오른쪽은 비로자나불毗盧遮那佛의 설법 장면이다. 여러 보살에게 둘러싸인 비로자나불이 중앙에 앉고, 그 아래에 부처를 대신하여 가르침을 전하는 공덕림보살功德林菩薩이 무릎을 꿇고 있다. 화면 왼쪽에는 자신의 두 손과 살갗을 베어 주거나 배를 갈라 장기를 꺼내주는 보살의 모습을 여러 장면으로 나누어 그렸다. 중생을 구하기 위해 몸과 생명도 아낌없이 내어주는 보살의 헌신에 대한 이야기를 묘사한 것이다.
경전의 내용을 그림으로 요약한 사경변상도寫經變相圖