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궤열람> 전체>장렬왕후책보수개도감의궤
1687년(숙종 13) 인조(仁祖)의 계비(繼妃)인 장렬왕후 조씨(莊烈王后 趙氏, 1624~1688)의 책보(冊寶)를 수개(修改)한 과정을 기록한 의궤이다.
의궤는 불분권 1책으로 1688년(숙종 14) 책보수개도감(冊寶修改都監)에서 편찬하였다. 담당자는 도제조(都提調) 영중추부사(領中樞府事) 김수흥(金壽興), 제조(提調) 겸 예조 판서(兼禮曹判書) 남용익(南龍翼), 호조 판서 이민서(李敏叙), 공조 판서 이익상(李翊相) 등이다.
서두에 목차가 있는데, 좌목(座目), 계사(啓辭), 예관(禮關), 의주(儀註), 이문(移文), 품목(稟目), 감결(甘結), 의궤(儀軌), 서계(書啓), 논상(論賞), 일방의궤(一方儀軌), 이방의궤(二房儀軌)로 구성하였다.
목차의 다음으로 1687년 9월 22일 숙종(肅宗)이 비변사 당상(堂上)들과의 인견(引見) 시에 내린 하교가 있다. 내용은 이번 만수전(萬壽殿)의 화재로 손상된 대왕대비 책보의 수개를 목적으로 도감을 설치하고 담당 관원을 차출토록 지시한 내용이다. 만수전은 당시 대왕대비인 장렬왕후의 처소로, 앞서 9월 2일에 화재사고가 있었다. 이날 실록 기사에 의하면 깊은 밤에 불이 나 불의 기세가 매우 급했으므로 복어(服御)와 기완(器玩)이 모두 타버리고 오직 책보만 겨우 모셔 내게 되었는데 그래도 손상된 데가 있어 왕이 다시 만들어서 올리도록 명하였다고 하였다.
본격적인 내용은 도청의궤(都廳儀軌)로부터 시작된다. 서두에는 수개가 필요한 각종 옥보와 옥책, 금보의 목록이 정리되어 있다. 이어 도감, 도청, 낭청의 주요 명단을 적은 9월 23일자 이조별단(吏曹別單)이 있다. 뒤이어 도감의 인력 운용 및 물자 조달 등에 관한 기본 원칙을 적은 9월 24일자 사목별단(事目別單)이 있다. 다음으로 계사질(啓辭秩)에는 이번 책보 수개와 관련하여 도감에서 올린 계사와 이에 대한 왕의 전교(傳敎)가 날짜순으로 기록되어 있다. 이를 통해 사업의 진행에 대한 전반적인 일정을 파악할 수 있다. 예관은 예조에서 보내온 첩정(牒呈)들을 모아 수록해 놓은 것으로, 책보를 내입할 날짜의 선정, 관련 의절(儀節) 등에 대한 내용이다. 이어 책보 내입 의식의 세부 절차를 자세히 기록한 의주가 실려 있다. 책보 내입 의식은 12월 6일 창덕궁 인정전(仁政殿)에서 거행되었다.
다음으로는 물자 조달이나 인력 동원에 있어 관원 및 관청 간 업무의 협조과정을 보여주는 각종 공문이 실려 있다. 우선 이문내첩질(移文來牒秩)에는 경기감영, 호조, 병조 등 동급 관청들에 보낸 이문과, 도감에서 보낸 공문에 대해 선공감(繕工監), 남양부(南陽府) 등에서 회신한 문서인 내첩(來牒)이 함께 수록되어 있다. 다음 품목은 상관에게 품의하여 처결한 사항을 수록한 것이며, 감결질(甘結秩)은 도감에서 내린 지시사항들을 모아놓은 내용이다.
이후 의궤의 제작 및 보관에 관련한 여러 사항들을 정리한 12월 6일자 의궤사목(儀軌事目)이 있다. 이를 통해 어람용 1건, 의정부, 춘추관, 예조, 강화부 분상용 1건씩 총 5건의 의궤가 제작되었음을 알 수 있다. 이어 의식을 모두 마친 후 왕에게 이번 사업에 참여한 사람들의 명단을 적어 올린 12월 6일자 서계, 이들에 대한 포상 내역이 담긴 12월 7일자 비망기(備忘記)가 실려 있다. 말미에 의궤 제작과 관련한 공문들이 부록되어 있다.
이후 각방의궤(各房儀軌)가 실려 있다. 일방에서는 여러 책보와, 어보 관련 물품인 보통(寶筒), 주통(朱筒), 보록(寶盝), 주록(朱盝) 등의 제작, 혹은 수보하는 일을 맡았다. 이어 낭청(郎廳), 감조관(監造官) 등 담당 관원들의 명단이 실려 있다. 이어 물자의 조달, 인력의 운용, 작업의 진행 등에 대한 품목, 감결 등의 공문이 수록되어 있다. 소요 물자의 종류와 수량에 대한 기록이 매우 상세하며, 말미에 실입(實入) 및 용환(用還) 내역이 정리되어 있어 전체 물자의 이용현황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작업에 참여한 공장(工匠)들의 명단도 첨부되어 있다.
이방의궤의 수록 순서도 일방의궤와 대체적으로 유사하며, 담당 업무의 내역, 담당 관원의 명단, 관련 공문, 실입 및 용환 내역, 장인의 명단 등의 순으로 정리되어 있다. 이방에서는 내함(內函)과 보자기 등의 어보 관련 물품을 담당하였다. 의궤의 마지막장에는 이번 사업의 책임자급 담당자인 도제조, 제조와 도청, 낭청의 직함과 성, 수결이 실려 있다.
이 의궤는 조선시대 왕실의 책보들이 유실 및 파괴되었을 때 제작, 관리되는 모습을 잘 보여준다. 책보와 관련 물품들의 제작 및 수보, 필요 물자의 조달, 기물들의 규격과 각 기물별 소요 물자의 종류 및 수량, 동원 인력의 내역 및 그 운용 방법, 관련 관청 간의 업무 협조, 책보 내입 의식 절차 등 책보 수개 작업과 관련된 거의 모든 사항이 상세히 기록되어 있다.
이 의궤는 어람용으로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되어 있고, 규장각한국학연구원에 의정부본(〈奎 14911〉)과 소장처 미상본(〈奎 14210〉)이 소장되어 있다. (성인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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