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교의 가르침을 그림으로 그린 것을 ‘만다라’라고 하는데, 이 중 태장계 만다라와 금강계 만다라를 합쳐 ‘양계만다라’라고 합니다. 양계만다라에서 중심을 차지하는 대일여래는 보통 여래상과 달리 머리를 묶고 장신구를 걸친 보살의 모습으로 표현됩니다. 손 모양은 태장계 대일여래는 배 앞에서 두 손을 모은 선정인禪定印을 취하고 있지만, 금강계 대일여래는 왼손 검지손가락을 오른손으로 감싼 지권인智拳印을 취하고 있습니다. 금강계 대일여래는 우리나라에서 통일신라 후기부터 널리 유행한 비로자나불毘盧遮那佛과 손 모양이 같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 비로자나불은 일본의 대일여래와 달리 나발螺髮의 머리에 법의法衣을 입은 모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