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으로 그린 산수
검게 물들인 비단 위에 금니泥金로 산수를 그린 작품이다. 금니는 금박을 곱게 갈아 아교를 녹인 물에 섞어 만든 안료로, 점성이 있어 먹처럼 농담을 자유롭게 표현하기 어렵다. 그러나 이 작품에서는 절벽과 산봉우리의 굽이치는 형태와 강가와 구름의 잔잔한 표현이 무척 섬세하다. 화가가 금니를 다루는 기량이 뛰어남을 알 수 있다. 17세기 조선 왕실을 중심으로 금니를 사용한 서화가 유행하였다. 어두운 바탕 위에 금빛으로 그린 빛나는 이 산수는 맑고 고귀한 이상향의 세계를 펼쳐 보이는 듯하다. 이 그림 어디에도 작가를 밝히는 글이나 인장이 남아 있지 않지만 금니를 능숙하게 사용한 점과 산수를 그린 화법의 유사성으로 보아, 인조仁祖(재위 1623-1649) 때 금니화를 다수 제작한 이징의 작품으로 추정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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