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19세기. 전기(田琦, 1825-1854). 종이에 색.
전기의 자는 위공(瑋公)·기옥(奇玉), 호는 고람(古藍)·두당(杜堂)이며 비록 중인 출신의 한의사였으나, 추사(秋史) 김정희(金正喜)가 아끼던 제자로 그의 문하에 드나들며 높은 안목을 연마하고 격조 있는 필치를 구사하였다. 아깝게도 서른 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지만, 전해져 오는 작품들을 보면 고아한 품격이 느껴진다.
이 그림을 처음 보게 되면 화면 전체에 호분으로 찍힌 흰 색의 점들이 눈에 들어오게 된다. 자칫 눈이 내린 후 나무 가지에 눈꽃이 피어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이는 매화가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정경을 묘사한 것이다. 전기가 그린 다른 매화초옥도(본 5059)에서도 이 작품처럼 눈 덮인 산과 잔뜩 찌푸린 하늘을 배경으로 크고 작은 점으로 매화꽃을 표현하였으며, 초가집 창가에는 한 인물이 앉아 있고 집으로 오는 다리 위에는 어느 나그네가 걸어오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화면 군데군데에 찍힌 흰 색의 점들과 초가지붕과 나그네 옷의 붉은 색 그리고 초가에 앉아 있는 인물의 옷과 산등성이에 장식적으로 찍힌 초록색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산뜻하고 참신한 멋을 뿜어낸다.
화면 오른쪽 아랫부분에 “亦梅仁兄草屋笛中”이라는 글귀를 통해서 전기가 조선 말기에 통역관으로 활동했던 역매亦梅 오경석(吳慶錫, 1831-1879)에게 그려준 그림이며, 그들의 교류관계를 짐작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