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려 후기의 문신이자 유학자인 이제현(1287~1367)의 초상화이다.
33살의 이제현이 충선왕(재위 1298, 1308∼1313)과 함께 중국을 유람하던 1319년에 충선왕이 진감여라는 원나라 화가를 시켜 그린 것이라 한다. 이제현은 귀국할 때 이 그림을 가져오지 못했다가 21년 후에 우연히 그림을 다시 보게 되자 그 감회를 시로 읊었다. 그림에는 이 시와 함께 그림에 대한 원나라 문장가 탕병룡의 찬과 함께 쓰여 있다.
초상은 왼편을 향하고 있는데 상의 왼쪽에는 『주역(周易)』과 고대 청동기가 놓여져 있는 칠기로 된 탁자가 있다. 얼굴은 전체적으로 분홍빛의 홍조를 띠었는데, 별다른 음영을 표현하지 않았다. 심의는 흰색 옷에 옷깃과 소매 끝 밑단 등의 푸른색의 선(?)으로 둘러져 있다. 옷의 모양새가 전체적으로 풍성하고 둥글다. 교의는 칠기에 화려하게 조각을 한 후 다시 붉은 색을 칠하여 매우 화려하다.
중국 화가가 그린 그림이지만 현존하는 매우 이른 시기의 초상화라는 의미가 있을 뿐 아니라 고려와 원의 교류의 문화적 결과물로서도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