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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증관

≪송도기행첩(松都紀行帖)≫ 중 <영통동 입구 큰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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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도기행첩(松都紀行帖)≫ 중 <영통동 입구

  • 한자靈通洞口>
조선 18세기. 강세황(姜世晃, 1713-1791). 종이에 엷은 색.
표암(豹菴) 강세황은 그림 실력이 뛰어났을 뿐만 아니라 남달리 높은 식견과 안목을 갖추어 18세기 조선 화단에 중추적인 역할을 한 사대부 화가이다.
≪송도기행첩(松都紀行帖)≫은 1757년 강세황이 45세였을 때, 당시 개성유수였던 친구 오수채(吳遂采, 1692-1759)의 초청을 받아 개성과 주변의 오악산, 천마산, 성거산 일대를 여행하고 그린 16점의 그림들로 이루어진 그림첩이다. 조선후기에는 이처럼 지방의 관리들이 친한 벗들을 초청하여 주변의 경관이 빼어난 산과 강을 구경하고 이를 그림과 글씨로 남기는 문화가 크게 유행하였다.
이 화첩의 제7면인 <영통동 입구>를 처음 보게 되면 다른 조선시대 회화에서는 볼 수 없는 특이함에 당혹스러워 진다. 화면 중앙에 모여 있는 큼지막하고 이상하게 생긴 물체들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다. 윗부분에는 푸른색이 옅게 배어 있고 아랫부분은 투박한 먹색의 붓터치로 표현되어 있으며 형태는 매우 단순하다. 이 물체들은 화면을 감싸고 있는 간략하게 그려진 산을 배경으로 놓여져 있다. 이러한 괴이한 광경은 화면 왼쪽에 적혀 있는 “영통동입구에 놓여 있는 돌이 웅장하여 집채처럼 크다. 푸른 이끼가 덮여 있어서 얼핏 보면 눈을 놀라게 한다”는 글귀를 통해 화가가 무엇을 그리려고 했는지를 확실하게 알 수 있게 된다. 즉 그림 아래쪽에 그려진 당나귀를 타고 길을 떠나는 선비와 뒤따라 걸어가는 동자가 이끼가 끼어 있는 커다란 바위들 사이로 나 있는 좁은 길을 따라 영통동으로 들어가는 풍경인 것이다.
작게 그려진 등장인물과 커다란 바위의 크기를 비교해 보았을 때, 화가가 바위의 크기를 얼마나 강조하고 싶었는지를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푸른색과 먹색으로 이루어진 이 커다란 바위에서는 무게감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심지어 작은 바위들은 공중에 둥둥 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 그림에서 바위는 입체감 있는 자연의 바위가 아니라 평면적인 형태와 색채로 인식된다. 이는 화가가 있는 그대로의 자연의 모습을 그린 것이 아니라 자신이 자연에서 받은 주관적 인상을 재현하여 그림으로 그려낸 결과로 이해할 수 있다. 강세황이 평소에 가지고 있던 실경산수에 대한 생각을 잘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또한 바위의 아래 부분을 먹색의 변화를 주면서 어둡게 처리하였는데, 이는 밝고 어두운 부분을 구분하려는 시도로 파악된다. 비록 이러한 시도가 어설프기는 하지만 참신하게 느껴진다. 이와 같이 명암을 표현하려는 시도는 강세황이 새로운 문물이 들어오는 길목인 경기도 안산에서 32세부터 60대까지 거주했다는 사실과도 연관을 지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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