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정水晶 박병래朴秉來 선생은 어려운 사람에게 널리 인술을 베푼 의사였다. 선생은 우리 미술을 진심으로 아꼈고, 그 역사를 되새기고자 일제강점기인 1920년대부터 반세기 동안 우리 도자기를 수집하였다. 1974년 3월, 선생은 좋은 문화재를 함께 감상하고 연구해야 한다는 평소의 뜻을 실천하기 위해 수집하신 도자기 362점을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하였다. 기증 문화재는 대부분 18-19세기에 광주 금사리와 분원리 가마에서 만든 단정한 도자기로 청화백자가 많다. 한결같은 품위를 지닌 이 도자기들은 조선시대 백자의 연구와 감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명품들이다. 특히 돋보이는 것은 선비의 사랑방을 장식했던 다양한 연적이다. 갖가지 모양의 연적은 감상의 재미와 함께 선생의 우리 미술에 대한 애정과 정성을 오롯이 보여준다. 그밖에도 보물 1058호 <백자 난초무늬 조롱박 모양 병>, <백자 난초 대나무무늬 병> 등 단정한 모양새와 깔끔한 문양을 갖춘 도자기에서 선생의 기품을 엿볼 수 있다.